‘인테리어’는 점점 사람들 관심이 커지고 있는 분야다. 집을 사거나 전세를 구할 때 쓰는 돈 다음으로 큰돈을 지불하는 추세다.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자동차 구입비용 수준을 인테리어에 쓴다고 한다. 인테리어보다 더 정확한 용어는 ‘실내 건축’이다. 실내 건축은 단순히 치장이 아니라 공간 디자인이다. 예전에는 건물의 가치가 규모와 외형에서 결정되었지만 요즘은 실내 건축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코엑스몰, 파르나스몰, 파미에스테이션, 스타필드 같은 대형 쇼핑몰은 실내 건축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다.
도시인은 실내생활자이다. 집에서 쉴 때, 직장에서 일할 때, 심지어 여가를 즐길 때도 이제 실내를 선호한다. 그들은 더 편리하고 고급스러운 실내를 원한다. 실외 건축이 규모와 높이의 전쟁이라면 실내 건축은 디자인과 깊이의 전쟁이다. 김종호 디자인스튜디오 대표(한국실내건축가협회 명예회장)는 실내 건축 분야에서 돋보이는 존재다. GT타워, 63빌딩, 파크하얏트 등 각종 호텔의 실내 건축을 도맡았다. 호찌민 인터콘티넨탈호텔, 마카오 디지털리조트 ‘LUNAR’ 등 대형 해외 프로젝트도 여러 번 진행했다.
실내 건축은 생활 디자인 영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산업이기도 하다. 디자인은 한국이 산업을 고도화해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지목된다. 서울시의 ‘I Seoul You’ 논쟁이나 국가 브랜드 ‘Creative Korea’의 표절 논란에서 우리의 열악한 디자인 역량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탈리아 스타일이니 북유럽 스타일이니 외국 스타일에 기대지 않고 한국이 디자인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는지 김 대표에게 들어보았다.
실내 건축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공간 안의 공간을 설계하는 일이다. 그 설계는 분명한 목적성이 있어야 한다. 왜 그곳을 그렇게 꾸몄는지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의미가 먼저이고 디자인은 그다음이다. 예쁘고 멋있게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렇다고 기능만 추구해서도 안 된다.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실내 건축은 사무실이든 집이든 늘 생활해야 하는 일상적인 공간을 다룬다. 그래서 실내 건축을 설계할 땐 ‘사람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공간’을 구현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궁리한다.
사람들은 실내 건축에서 화려하고 예술적인 디자인을 원하는 것 같다.
디자인은 예술이 아니다. 우리가 하는 작업은 응용미술이다. 의뢰인이 존재해야 우리도 존재한다. 디자이너는 현실 개념이 있어야 한다. 내가 쓸 공간이 아니라 그(의뢰인)가 쓸 공간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디자인으로 ‘나만의 세계’를 구현하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후배들에게 늘 강조하는 게 있다. 예술가인 척하지 말라는 것이다. 디자인은 작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작품이 아니라 프로젝트다. 디자인은 의뢰인이 쓸 때 완성되는 것이다. 순수예술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의뢰인의 취향을 대신 표현해주는 사람이다. ‘디자이너의 도덕성’이라는 것이 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의뢰인을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고재열 기자 scoop@sisain.co.kr
출처 : 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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